뜬금없이 꽃보다 남자가 보고 싶어졌다.
그것도 한국, 대만, 일본판 모두가.
보고 싶으면 봐야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 결국 어둠의 힘과 빛의 힘, 모두를 빌어서 봤다.
1. 전체적인 스토리.
대만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일본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시즌2에서의 삽질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한국판은 6회 이후로 시망이다. 6회 이후로는 꽃보다 남자의 설정을 가지고 온 전혀 다른 새로운 드라마였는데, 이 새로운 드라마는 개삽질 드라마였다고나 할까?
2.남자 주인공.
외모로는 구준표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마쯔모토 준의 잘난 척 하면서도 오만불손한 츠카사가 훨씬 매력적이다. 대만의 따오밍스 같은 경우에는 구준표와 츠카사의 중간 정도라고나 할까? 확실히 외모는 구준표가 뛰어나지만 일본판의 츠카사가 훨씬 매력적이다.
한국의 구준표는 잘 생기고 돈 많고 카리스마 넘치는 한 마디로 그저 그런 남자 재벌 주인공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왜 구준표가 금잔디를 사랑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기껏 제시하는 이유가 '내 뜻대로 되지 않았서'다. 이건 뭐, 1990년대 재벌 드라마도 아니고.. -_-;;;
만화 꽃남이 인기끌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재벌 사랑 드라마여서가 아니다. 츠카사가 엄청난 배경을 등에 짊어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츠카사가 순정남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영재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단순 무식한 츠카사. 다른 사람을 괴롭히면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초딩적 사고 방식. 그러나 이렇게 엉만인 츠카사는 순정남이다. 정말 좋아하는 여자가 아니면 키스도 하지 않고 자신의 옆에 두지도 않는 순정남. 이런 츠카사가 자기만큼이나 오만불손한 츠쿠시를 만나게 된다.
단순히 츠쿠시가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만큼 오만하고 당당하기 때문에 사랑하게 된 것이다.
대만판의 따오밍스와 일본판의 츠카사는 이런 남자 주인공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지만 한국판의 구준표는 그저 멋진 재벌 후계자님이시다.
3.여자 주인공.
일본판의 츠쿠시가 압도적 승리다. 말 그대로 압도적인 승리.
대만판의 산차이 같은 경우에는 일단 한국, 대만, 일본 중에서 가장 먼저 츠쿠시 역을 맡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선입견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좋은 위치였다. 대만판의 산차이와는 달라야 해, 대만판의 산차이보다는 훨씬 더 사랑스러고 잘 해야한다는 선입견.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깨트리고 등장한 사람이 바로 일본의 츠쿠시, 이노우에 마오다.
일본판의 츠쿠시- 이노우에 마오는 등장하자마자 완벽한 츠쿠시를 보여준다.
남자 친구가 재벌 후계자임에도 불구하고 버스비를 걱정하고 남자 친구가 옷을 사준다고 해도 그걸 달가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기 스스로에게 당당하기 때문이다. 돈 때문에 주눅이 드는 일이 있지만 그것 때문에 스스로를 비하하지는 않는다. 가난이 그녀를 엄습해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달려나갈 수 있다. 만화에서 막바로 튀어나온 듯한 츠쿠시. 일본의 이노우에 마오가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한국의 금잔디? -_-;;;;;
한국의 금잔디는 삼국의 루저. 한국판 꽃남의 거대한 구멍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만과 일본에 비해서 가장 늦게 만들어졌으니, 그만큼 더 치열한 캐릭터 분석이 필요했으나.. 어허라, 둥둥. 작가나 연기자나 츠쿠시에 대한 결론을 아주 이상하게 내렸으니.. 그것이 바로 금잔디였다.
한국의 금잔디가 하는 일은 한 가지밖에 없다. 떽떽거리며 소리 지르는 일. 무조건 구준표가 하는 일에 대해서 악악거리며 소리를 지르는 것밖에 없다. 금잔디는 자신이 소리를 지르며 떽떽거려야 하는 이유가 구준표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라고 믿고 있는 듯 하다. 만화 꽃남의 츠쿠시가 자기 스스로에게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츠카사의 사랑을 쟁취했다고 생각했던 많은 사람들의 뒤통수를 날려주는 캐릭터가 바로 금잔디라고나 할까?
금잔디 캐릭터가 떽떽거리면서 구준표에게 반항하는 이유는 '구준표님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유일무이한 존재->금잔디->곧장 구준표님의 사랑을 쟁취!'로 연결된다. 그래서 금잔디는 줄곧 이유불문하고 구준표에게 대들고 소리 지르고 짜증을 부린다. 왜냐하면 위의 공식이야말로 금잔디가 사랑받는 공식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한국판 꽃남을 보는 내내 궁금했다. 작가나 연기자는 정말 이런 금잔디가 사랑스러웠을까? 나로선 민폐 덩어리인 금잔디가 참 싫었는데. 구준표가 제공하는 것은 죄다 받아챙기고 지후 선배의 다정함 역시 죄다 받아챙기면서 하는 짓이라고는 '너, 마음에 들지 않아' 떽떾덱.... (아우. 꽃남 보는 내내..귀가 어찌나 따갑던지..)
더구나 금잔디 역을 맡은 구혜선양이 연기 포인트를 입에 두는 바람에.. 보는 내내 ..스킵의 유혹에 시달렸었다.
다음에는 연기 포인트를 얼굴 전체에 두었으면 좋겠다. 연기 포인트를 입에 두는 연기자는 처음이로세~
사실 한국판 꽃남의 작가가 츠쿠시의 매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1편에서부터 만천하에 공개했었다. 대만판이나 일본판 모두 츠쿠시는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다. 그녀의 집안으로서는 과도하게 비싼 학교에 입학했기 때문에 최대한 열심히 공부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한국의 금잔디는 수업시간에 잠을 잔다. -_-;;;
아마도 수업 시간에 잠을 자는 금잔디가 털털하고 성적에 연연해하지 않는 성격이라는 걸 보여 주고 싶었던 것 같은데..
글쎄다. 만화의 츠쿠시는 자신의 삶에 충실한 소녀다. 그렇기 때문에 엄청난 대재벌인 츠카사가 다가와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또한 그녀의 사랑을 지킬 수도 있었고. 다시 말해서 츠쿠시는 힘들게 들어간 학교의 수업 시간에 잠이나 자고 쉬는 시간에는 일어나서 우적우적거리며 먹을 거나 탐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거다.
수업 시간에는 자고 이것저것 받아먹을 거 다 받아먹고 가족들이 곰인형의 눈을 붙이든 말든, 자신은 매회마다 색색별로 옷을 갈아 입는 소녀가.. 과연 누구를 사랑할 수 있을까? 한국판 꽃남은 그냥 말괄량이 소녀가, 그것도 구준표님에게 대드는 모습이 매우 매력적이라고 믿는 소녀의 ... 신데렐라 이야기 였을 뿐이다.
4. 레이.
이건 대만판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오구리 슌의 연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꽃남의 레이라고 하기에는 2% 조금 부족하다. 큰 키에도 불구하고 연기력으로 하늘하늘한 레이를 만들어 냈지만.. 뭔가 모르게 불안하고 금세라도 끊어질 것같은 레이를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한국판 지후 선배는.. ( -_-);;;
일단 비쥬얼로 위너이셨으니 뭐라 할 말은 없으나.. 그 외는 죄다 루저이시니, 넘어가자.
대만판의 주유민의 레이는 하늘하늘한 레이이기도 했으며 동시에 불안정한 레이이기도 했다.
그런데 삼국의 꽃남을 다 보고 나니..
이노우에 마오에 대한 애정과 비례해서 구혜선에 대한 짜증이 치민다.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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